영화26 영화 리뷰 [다크 워터스] : 오랜 시간을 버틴 위대함 어떤 것을 오랫동안 한다는 것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돈이 됐든, 명예가 됐든, 처음의 각오를 잊지 않게 만드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나에게 중요한 것이어야만 효과가 있다. 오랫동안 어떤 일을 지속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힘든 과정을 감내하도록 의지를 줄 만큼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일을 수십 년 동안 지속해 온 것에 대한 보상이 ‘나에 관한 것’이 아님에도, 오랫동안 자신의 신념대로 어떤 일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이를테면, 환경운동가들이나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보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지치지 않고 한.. 2023. 1. 24. 영화 리뷰 [마진콜] : 자본주의의 극단 관계의 끝 그날, 그들이 판 상품을 산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배신감, 분노와 함께 다가오는 건, ‘이제 어떡하지’라는 절망이었을 것이다. 좋은 상품을 헐값에 샀다고 좋아했다가 머지않아 그것이 굉장히 부실하고, 곧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이런 걸 나에게 팔 수가 있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관계가 있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품을 파는 사람들’의 수장인 주인공, 샘 역시 이 점을 우려했었다. 기업의 생명과 같은 고객과의 관계를 저버리는 것, 그것이 그 판매 행위를 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장 큰 고민 포인트였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고민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 2023. 1. 24. 영화 리뷰 [나의 집은 어디인가] : 집의 시작 원제는 Flee이다. 직역하면 ‘피난’ 정도가 된다. 영화의 지금 제목만큼, 주인공 아민의 여정이 집을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살던 아프가니스탄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순간부터, 그는 늘 '여기만 아니면 되는 곳'에 있었다. '집’으로 표현되는, 어떤 목적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떠남’이 더 중요했다. 오히려 원하는 것은 집이 아니어도 됐다. 집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주는 안정감이 필요했다. 집과 기억 집은 감성적이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라, 많은 기억을 담고 있는 터전이자 기억을 되살려 주는 매개체이다. 모델하우스가 멋지긴 하지만, 진짜 ‘집 같은’ 느낌을 줄 수 없고, 뭔가 허전한 것은 나의 기억이 묻어 있.. 2023. 1. 23. 영화 리뷰 [레벤느망] : 자유를 위한 갈망 성스러운 누더기 그토록 원하는 게 무엇이었을까. 어떤 원함을 위해 지금 그녀가 가진 짐이 그렇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을까. 그 시절에 ‘집에 있는 여자로 만드는 병’은 다른 어떤 것과도 함께 할 수 없는 것이었나 보다. 그래서 그렇게 모든 힘을 다 해서 피하고 싶었나 보다. 비록 ‘성스러운 누더기’가 되더라도 말이다. 어떤 것에 열정을 가질수록 한 가지 생각에 갇히기 쉽다. 좋을 때는 한 없이 좋아 보이고, 한 번 눈 밖에 나면 더 이상 다시 눈에 들일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빠져 살다가 그 열정이 식을 때쯤 다시 객관적인 눈을 갖게 되었을 때,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가치보다 지금의 것이 다름을 느낀다. 여기서 그 차이가 컸을 때는 이후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내가 그때 왜 그랬지 .. 2023. 1. 22.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