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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6

영화 리뷰 [버니 메이도프] : 가면의 앞과 뒤 영화(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끝나고 난 이후에도 찝찝한 기분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이유는 이 사기의 끝이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 끝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아마 당시의 금융위기가 없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지금까지 그 사기가 이어져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특히 위기가 있을 때마다 피해자의 수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피해 규모는 훨씬 더 컸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사기의 규모가 커지고 커져서 만약 나도 '버니 메이도프'라는 투자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면, 과연 나는 그것이 사기인지 구분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내릴.. 2023. 3. 20.
영화 리뷰 [아메리칸 팩토리] : 타협할 수 없는 갈등 이유 있는 동거 그들이 왜 같이 있어야 하는지 이유는 명확했다. 중국 기업가는 미국 시장 접근을 위한 거점이 필요했고, 미국 직원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가 필요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낼 수 없으면 미국에 공장을 세울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낮을 임금을 책정하는 것은 당연했고, 노조의 설립을 원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노조가 있으면 기업의 요구 조건을 양보해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존의 지역사회에 있던 공장이 없어지면서 오랜 시간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어떤 일자리든 필요했다. 일자리를 가지지 못했던 시간만큼 그들 삶의 수준은 척박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이 경영하는 공장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일자리의 조건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무엇이 됐든 없는 것.. 2023. 3. 13.
영화 리뷰 [모리타리안] : 진실의 기회 갑자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잡혀와서 몇 년 동안을 감옥에 갇혀 있어야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억울함. 사람이 가장 느끼지 말아야 할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갇혀 지내는 불편함, 몸의 자유를 구속받는 것도 힘들겠지만 도대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이 가장 답답할 것 같다. 누군가 갇혀있는 이유라도 얘기해 주고, 그것에 대해 비난을 한다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그러면 최소한 그에 대해 항변하고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나의 설명이 오해를 살 때 억울함을 느낀다. 내가 설명을 잘 못하거나 상대방이 내 입장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억울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더 억울한 것은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을 들으려조차 하지 않을 때이다. 상대방이 내 입장을 궁금해하지 않을.. 2023. 3. 12.
영화 리뷰 [타인의 삶] : 사람은 변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가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 말은 부정적인 결론에 인용된다. 사람은 변하기 않기 때문에 변할 거라고 기대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 이제는 바뀔 거라고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그 사람을 더 이상 믿지 말라고 말하는 경우이다. 괜히 사람이 변할 거라 믿었다가 자신만 다치지는 것을 조심하라는 경고이다. 내가 본 것 중, 이 말을 가장 긍정적으로 사용한 경우는 어느 기업가의 말이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고정상태에서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중 어느 부분을 부각할 수 있고, 어느 부분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보든, 긍정적으로 보든.. 2023.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