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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마진콜] : 자본주의의 극단 관계의 끝 그날, 그들이 판 상품을 산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배신감, 분노와 함께 다가오는 건, ‘이제 어떡하지’라는 절망이었을 것이다. 좋은 상품을 헐값에 샀다고 좋아했다가 머지않아 그것이 굉장히 부실하고, 곧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이런 걸 나에게 팔 수가 있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관계가 있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품을 파는 사람들’의 수장인 주인공, 샘 역시 이 점을 우려했었다. 기업의 생명과 같은 고객과의 관계를 저버리는 것, 그것이 그 판매 행위를 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장 큰 고민 포인트였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고민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 2023. 1. 24.
책 리뷰 [탁월한 사유의 시선] : 철학의 이유 철학에 대한 오해 철학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철학은 우리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와 상관없는 지적 활동이라는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철학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철학자들의 어려운 말들, 그 말들을 정리해 놓은 더 어려운 용어들-예를 들어 변증법적 세계관과 같은-은 우리가 사는 일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은 생각을 위한 생각정도로 치부되고, 이 가치와 의미, 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철학 없이 탄생하는 것은 없다. 그 철학이 남에게 빌려온 것이든,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든 모든 행위에서 철학은 행동의 시작점이 된다. 이 말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면, 여기서 철학을 ‘본질에 대한 고민’ 정도로 바꾸면 의미가 통할 것이.. 2023. 1. 24.
영화 리뷰 [나의 집은 어디인가] : 집의 시작 원제는 Flee이다. 직역하면 ‘피난’ 정도가 된다. 영화의 지금 제목만큼, 주인공 아민의 여정이 집을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살던 아프가니스탄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순간부터, 그는 늘 '여기만 아니면 되는 곳'에 있었다. '집’으로 표현되는, 어떤 목적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떠남’이 더 중요했다. 오히려 원하는 것은 집이 아니어도 됐다. 집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주는 안정감이 필요했다. 집과 기억 집은 감성적이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라, 많은 기억을 담고 있는 터전이자 기억을 되살려 주는 매개체이다. 모델하우스가 멋지긴 하지만, 진짜 ‘집 같은’ 느낌을 줄 수 없고, 뭔가 허전한 것은 나의 기억이 묻어 있.. 2023. 1. 23.
책 리뷰 [마지막 몰입] : 다시 태어나고 싶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시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생각했던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의 이 말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해결하려는 나 자신의 능력 변화일 수도 있고, 문제가 처해 있는 상황의 변화일 수도 있다. 문제 자체의 변화일 수도 있다. 다만 어떠한 변화 없이 단지 ‘열심히만’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이 문제의 상황이나 문제 자체를 바꾸는 것보다 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나를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나를 바꾸기 위해 쉽게 생각나는 방법은 새로운 정보나 주변의 조언을 구해 그것을 장착하는 것일 텐데, 사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있다. 새로운 정보를.. 2023.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