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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14

영화 리뷰 [패밀리 맨] : 삶과 운의 교차점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는 행운 그들은 과연 그 이후에 행복했을까. 주인공 잭은 다른 삶을 살아보았지만 케이트는 그러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잭은 이제 완전히 변한 걸까. 어떤 선택을 해서 10년 넘게 산 이후에, 어떤 계기로 인해 그가 과거에 했던 선택과 반대되는 선택을 했을 때 어땠을지를 경험하는 게 과연 행운인 걸까. 만약 그게 행운이라면 그런 경험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잭의 경험은 불공평하게 느껴질 것 같다.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일어나기에는 너무 반칙 같아 보여서 기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처럼 여기서도 주인공 잭은 일종의 멀티버스를 경험한다. 한 번의 선택이 향후 십 년의 모든 삶을 바꾼다는 전제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선택에 따른.. 2023. 1. 29.
영화 리뷰 [파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문제에 부딪힐 때 아무것도 일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기대했던 일은 틀어지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신당하고, 주변의 압박이 밀려온다. 내가 문제여서 인지, 아직 때가 아니어서 인지 모르겠다. 그러다 이제는 될 대로 되라지 하고 점점 희망을 버리게 된다. 하지만 아직 욕심이 남아 있어서, 포기는 못하겠다.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고 싶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것에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에너지를 쏟고 싶진 않다. 어떤 것을 새로 시작할 때는 의지가 충만해있다. 뭘 하든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문제에 봉착하고, 계획이 수정된다. 그리고 다시 일을 추진해 나가다가, 다시 문제에 부딪힌다. 다시 수정. 이런 것들을 반복하.. 2023. 1. 27.
영화 리뷰 [다크 워터스] : 오랜 시간을 버틴 위대함 어떤 것을 오랫동안 한다는 것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돈이 됐든, 명예가 됐든, 처음의 각오를 잊지 않게 만드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나에게 중요한 것이어야만 효과가 있다. 오랫동안 어떤 일을 지속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힘든 과정을 감내하도록 의지를 줄 만큼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일을 수십 년 동안 지속해 온 것에 대한 보상이 ‘나에 관한 것’이 아님에도, 오랫동안 자신의 신념대로 어떤 일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이를테면, 환경운동가들이나 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보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지치지 않고 한.. 2023. 1. 24.
영화 리뷰 [마진콜] : 자본주의의 극단 관계의 끝 그날, 그들이 판 상품을 산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배신감, 분노와 함께 다가오는 건, ‘이제 어떡하지’라는 절망이었을 것이다. 좋은 상품을 헐값에 샀다고 좋아했다가 머지않아 그것이 굉장히 부실하고, 곧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이런 걸 나에게 팔 수가 있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관계가 있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품을 파는 사람들’의 수장인 주인공, 샘 역시 이 점을 우려했었다. 기업의 생명과 같은 고객과의 관계를 저버리는 것, 그것이 그 판매 행위를 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가장 큰 고민 포인트였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게 고민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 2023.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