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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14

영화 리뷰 [이터널 선샤인] : 잊지 않고 싶은 이유 기억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건 죽을 만큼 힘들다. 그래서 기억을 지워주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사랑했든지, 그리고 그 사랑이 끝나고 얼마나 힘들고 지겨웠든지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지워버렸으면 좋겠다. 아무리 잊어버리려 해도 잊히지가 않아서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마음에 그 기억만 없으면 좀 살 수 있을 것 같을 때가 있다. 기억을 지워주는 장치가 있다고 하자. 깔끔하게 내가 원하는 부분만 정교하게 기억을 지워주는 장치가 있는 병원에 가서 한참을 고민할 것 같다. 정확히 어디까지 지워야 할까. 이 기억과 이 기억은 어떻게 분리하지. 이건 상관없는 기억인데 어떻게 보존해야 하나. 기억을 지우기 위해 기억을 헤집다 보면 이건 이래.. 2023. 1. 22.
영화 리뷰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 소멸되는 것의 아름다움 어떤 시간은 영원히 잊고 싶지 않다. 잊지 않으려 사진을 찍어보고, 기록해 보고, 안간힘을 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은 점점 희미해진다. '기억이란 마지막 기억을 기억하는 것'이라는 영화 속 대사에 공감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가 기억하는 시간은 점점 축약되거나 사라지거나, 어떤 것은 서로 중첩되기도 한다. 차라리 그렇게 기억하는 게 우리 마음이 편할 때가 있다. 토니와 토니 2의 기억이 서로 겹쳐지듯이 말이다. 기억에 대한 상반된 두 가지 태도 누군가, 지금 우리에게도 영화에서 나온 것과 같은 홀로그램 기술이 있다면 사용을 하겠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다. 너무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기억의 보존을 위해서 기억을 파헤치는 과정이.. 2023.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