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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시선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 사랑은 어떻게 시작될까. 그리고 어떻게 끝이 날까. 어떤 마음이 생겨서 뜨겁게 타오르고 서서히 식어가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예쁜 사랑을 했으면 됐다고, 그거면 됐다고 느껴지기고 하고, 이렇게 아플 거였으면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나았을 뻔했다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랑의 끝을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관찰 처음에 누군가가 어떻게 내 마음에 들어오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계속 그 사람이 눈에 띄고 관찰하게 된다. 자꾸 눈에 밟히고 궁금해진다. 엘로이즈를 바라보는 마리안느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그려야 한다는 명분이 있어서인지 마리안느는 실컷 엘로이즈를 바라볼 수 있었다. 엘로이즈의 몸을 구석구석 살피고, 그녀의 몸짓, 습관.. 2023. 10. 3.
영화 리뷰 [더 웨일] : 삶이 무너져 내린다고 느껴질 때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더 이상 나아질 게 없고 안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때가 되면 그동안 숨겨 왔던 내 모든 단점과 미래에 대안 불안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앞으로 나가는 단 한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어 보일 때, 이제 나에게 희망은 없다고 느껴질 때. 영화의 주인공 찰리는 그런 시간을 맞고 있다. 삶이 무너질 때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 나에게 전부였던 사람을 잃게 되면 내 많은 것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그와 함께 했던 시간과 생각들이, 내 안에 있던 그 많은 것들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을 잃으면 그 사람과 함께한 기억 속에 있는 나를, 그 사람 이전의 나와 구분하기가 힘이 들다. 그래서 그걸 빼고 나면 원래 .. 2023. 9. 29.
영화 리뷰 [프라이멀 피어]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는 ‘원초적인 공포’라는 뜻이다. 공포 중에서도 가장 강한 공포. 노력과 의지로 없애기 힘든, 마치 태고적부터 있었던 것처럼 떨치기 힘든 공포란 어떤 걸까. 이 영화는 이렇다 할 직접적인 설명 없이 그걸 느끼게 해 준다. 슬픔이 다른 감정으로 전이될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슬픈 이유는 많다. 그 사람의 이런저런 모습들, 함께 했던 추억들이 생각나고, 함께 꿈꾸었던 미래를 같이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길 수 없는 아쉬움 같은 것들.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며 느껴지는 상실감. 있던 사람이 이제는 없어지면서 내 마음 한 구석이 비어져버린 것 같고, 이제는 영영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 만약 상대방이 나에게 헤어짐을 통보했을 경우, 내가 뭘 잘못.. 2023. 9. 24.
책 리뷰 [사업은 사람이 전부다] : 사람을 경영한다는 것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파나소닉의 창업자이다. 경영에 관한 책으로 지인이 추천해 준 책인데, 솔직히 처음에는 뭐 이렇게 당연한 말들을 써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최근에 누군가 했던, 아는 만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서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제대로 읽어봤다. ‘다시 제대로’ 읽어 봤다는 게, 단순한 마음가짐의 차이였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사뭇 달라졌다. 이렇다 할 배경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큰 조직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을까에 대한 물음을 진지하게 하고 나니,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고 궁금한 게 많아진다. 그러고 보니 글의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진다.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뉘앙스’를 받아들인다는 게 어쩌면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전부이자 대단한 것이라는.. 2023.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