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14 영화 리뷰 [프라이멀 피어]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프라이멀 피어(Primal Fear)’는 ‘원초적인 공포’라는 뜻이다. 공포 중에서도 가장 강한 공포. 노력과 의지로 없애기 힘든, 마치 태고적부터 있었던 것처럼 떨치기 힘든 공포란 어떤 걸까. 이 영화는 이렇다 할 직접적인 설명 없이 그걸 느끼게 해 준다. 슬픔이 다른 감정으로 전이될 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슬픈 이유는 많다. 그 사람의 이런저런 모습들, 함께 했던 추억들이 생각나고, 함께 꿈꾸었던 미래를 같이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길 수 없는 아쉬움 같은 것들.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며 느껴지는 상실감. 있던 사람이 이제는 없어지면서 내 마음 한 구석이 비어져버린 것 같고, 이제는 영영 채워지지 않을 것 같다. 만약 상대방이 나에게 헤어짐을 통보했을 경우, 내가 뭘 잘못.. 2023. 9. 24. 영화 리뷰 [이미테이션 게임] : 비전의 이유 창조의 과정 기댈 곳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뭔가를 이루어내는 건 엄청난 일이다. 이제까지 아무도 풀지 못했던 문제를 풀어내는 것. 그 문제에 솔루션을 제공하기에 앞서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부터 고민해야 해야 한다. 대개 어려운 문제에는, 그 문제를 풀어보려고 진심으로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문제로 인식조차 되지 않는, 보이지 않은 부분의 어려움들이 많이 숨어 있다.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서,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각각 최초의 시작점을 잡는 모든 과정이 창조의 과정이다. 사실 이 창조의 과정은 일정한 성과를 이루어내기 전까지는 창조한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지지를 받기는 힘들다. 겉에서 보기에 다른 사람들은 일이 얼마나 진전되었는지 .. 2023. 4. 6. 영화 리뷰 [스즈메의 문단속] : 기억과 장소 자연의 존재 대지가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아마도 일본인들은 생활처럼 겪는 지진의 경험 속에서 그런 의지와 힘을 느끼나 보다. 자신의 삶을 집어삼킬 만큼 거대하고 무서운 힘에 떨고 난 후에야 그것의 존재를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면 사람은 자연에 대해 참 무관심하다. 특히 요즘처럼 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이 주는 한계를 많이 극복하게 된 시대를 살게 되면서 그런 무관심은 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 한 번씩 역시나 자연 앞에 미약한 존재임을 확인하게 되고 반성하지만, 그것이 자주 반복되지 않은 이상 우리는 쉽게 자연의 존재와 그 힘을 잊게 된다. 마치 공기가 늘 있는 것처럼, 그래서 크게 의미 있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된다. 기억의 시작 우리의 기억에는 늘 배경이 있다. 과거의 .. 2023. 3. 26. 영화 리뷰 [아메리칸 팩토리] : 타협할 수 없는 갈등 이유 있는 동거 그들이 왜 같이 있어야 하는지 이유는 명확했다. 중국 기업가는 미국 시장 접근을 위한 거점이 필요했고, 미국 직원들은 생계를 위해 일자리가 필요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낼 수 없으면 미국에 공장을 세울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낮을 임금을 책정하는 것은 당연했고, 노조의 설립을 원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노조가 있으면 기업의 요구 조건을 양보해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존의 지역사회에 있던 공장이 없어지면서 오랜 시간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어떤 일자리든 필요했다. 일자리를 가지지 못했던 시간만큼 그들 삶의 수준은 척박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이 경영하는 공장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일자리의 조건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 무엇이 됐든 없는 것.. 2023. 3. 13.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