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38 영화 리뷰 [스내치] : 이야기의 탄생 영화 제목처럼 다이아몬드는 누구에게도 한 번도 내 것인 적이 없다. 오히려 그것을 강하게 탐할수록 죽거나 다친다. 가장 훌륭했던 인물은 그것의 존재조차 몰랐던 브래드 피트. 훔치긴 했지만 다이아몬드를 노력해서 얻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리고 내 분수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헐렁해서 보기가 안 좋다. 자신의 그릇에 맞지 않는 운은 다른 사람이 쉽게 잡아채간다. 되찾으려 할수록 나만 다칠 뿐이다. 다이아몬드든, 돈이든, 여자든 한 가지 것에 몰입하다 보면, 그것 말고 나머지는 보이지가 않는다. 앞뒤 분간이 안 간다. 좋게는 이것이 추진력을 만들어주지만, 나쁘게는 균형을 잃는다. 사실 내 동공을 키울 만큼 나에게 솔깃한 일은 대개 나에게만 솔깃한 일이다. 당장 나에게는 그것을 얼른 가져야 할 것 같고, 다른.. 2023. 6. 6. 영화 리뷰 [드라이브] : 루틴이 깨질 때 자기가 가지고 있는 루틴을 깰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행운이다. 생활에 루틴을 갖는다는 건 일종의 자동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거다. 일정한 조건에서 일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도록 설정해 놓으면, 그걸 습관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 행위를 하는 데 있어 나태해지지 않을 수 있고, 큰 노력 없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보통 루틴을 만들기 전에 문제가 될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생각해 보고 나온 결론을 루틴에 적용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루틴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자동화 시스템은 효율적이고 편리하다. 특히 이 시스템을 쓰는 사람의 성격이 예외를 싫어하고, 습관을 잘 만들며, 반복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기보다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에는 말이다. 내 주변 많은 사람들.. 2023. 5. 21. 영화 리뷰 [여인의 향기] : 진실성의 진실 주인공 슬레이드(알 파치노)는 '조 블랙의 사랑'의 빌(앤서니 홉킨스)만큼이나 강한 목소리와 눈빛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내면은 그렇게 안정적이지가 않다. 오히려 불안하고, 이제 끝을 보고 있다. 어떤 면에서 그는 많은 지혜를 가졌지만, 그것을 굵고 힘 있는 목소리로 발사하는 것만큼 스스로 가치 있게 느끼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때론 남들에게 훌륭한 말이, 그 말을 하는 자신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것들이어서 그다지 별로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은 주변에서 발견해 주고,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찰리가 슬레이드에게 그 빛을 가져다주는 도움이었다. 빛이 사라져 가는 점 누군가의 말처럼 슬레이드는 그의 젊은 시절에, 전성 시절에 꽤 망나니였던 것 같다.. 2023. 5. 7. 영화 리뷰 [포드 V 페라리] : 공을 끝까지 봐야할 때 중심이 잡아주는 것들 결정적인 순간은 늘 마지막까지 내몰렸을 때 온다. 레이싱을 좋아하고 잘하지만 돈 버는 능력은 별로였던 주인공 켄의 정비소에 차압딱지가 붙는다. 좋았던 건, 그것에 대해 켄과 그의 아내는 그렇게 비통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이기 때문에 아름답게 그린 것일까, 그냥 돈을 벌 다른 방법을 알아보면 되는 것처럼 군다. 심각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일은 아니다. 물론 정비소는 넘어갔고, 다른 정비소에 직원으로 일해야 하지만 그게 뭐 별거일까, 켄 특유의 다혈질적인 분노가 여기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점이 인상적이다. 쉽게 화낼 수 있는 사람이 그의 아내 앞에서는 온순해진다. 아마도 그녀에게 잘 보이는 것이 그의 인생에 중요한 중심이었나 보다 하고 생각이 든다. 그의 아내를 보면 이 생각이 꽤 설.. 2023. 4. 22.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