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5 영화 리뷰 [돈 룩 업] : 이러다 우리 다 죽어! 누군가와 얘기하는데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한 기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상대방이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고구마 백 개 정도 먹은 거 같은 기분이요. 이 영화는 그런 답답함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데 아주 재밌는 방식으로 말이죠. 지금 모두가 다 죽게 생겼는데, 말을 해줘도 사람들이 도무지 듣질 않는단 말이죠. 대화를 위한 조건은 다 만들어졌는데 사실 요즘처럼 누군가와 소통하기 쉬운 시대도 없는 것 같아요. 소통의 수단 측면에서 본다면요. 멀리 있는 누군가와 얘기하려면 예전에는 전화를 이용해야 했었고, 그전에는 편지, 그전에는 사람이 직접 가야 했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게도 단 몇 초 만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할 수 있잖아요. SNS나 유튜브 같은 것들이.. 2023. 10. 21. 영화 리뷰 [거꾸로 가는 남자] : 원래 그런 건 없어요 영화의 원래 제목을 직역하자면, ‘나 쉬운 남자 아니에요’이다. 그동안 흔히 들었던, ‘나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에요’를 남녀의 사회적인 관계가 바뀐 상황에서 남자가 하는 말로 바꿔놓은 것이다. 남녀의 사회적인 관계는 한국보다 훨씬 선진적이라 생각했던 프랑스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오는 걸 보면, 거기에서도 남녀의 불평등한 상황은 여전한가 보다. 적어도 영화가 개봉된 2018년까지는 말이다. 예상치 못한 친절 예전에 프랑스에 잠깐 살았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 문화에 익숙한 내가 보기에 남성과 여성의 권리와 사회적인 태도는 거의 동등해 보였다. 일하는 곳에서 여성의 발언권이나 성공의 정도도 남성에 비해 여성이 특별히 차별받는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었다. 오직 능력에 의해서만 평가되는 곳이라고 느껴졌다. 신체적.. 2023. 10. 8. 영화 리뷰 [두 교황] : 위대함을 만드는 것 시각 장애인과 가이드러너 패럴림픽의 시각 장애인 육상에는 가이드러너가 필요하다. 두 사람이 가는 줄을 손목이나 허리에 이어달고 함께 달린다. 100m 육상의 경우, 10초대의 기록까지 나온다. 웬만한 일반 선수의 속도가 나올 만큼 두 사람은 전력 질주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한 사람이 넘어질 경우, 두 사람 모두의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이 한 몸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운동이다. 시각 장애인과 가이드러너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잘 다듬어진 결과가 만들어지기 전까지의 과정은 어땠을까. 그 시작은 어땠을까.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뿐일 텐데, 그런 강한 믿음을, 타인에 대한 의존을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 2023. 8. 20. 영화 리뷰 [버니 메이도프] : 가면의 앞과 뒤 영화(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끝나고 난 이후에도 찝찝한 기분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이유는 이 사기의 끝이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 끝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아마 당시의 금융위기가 없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지금까지 그 사기가 이어져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특히 위기가 있을 때마다 피해자의 수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피해 규모는 훨씬 더 컸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사기의 규모가 커지고 커져서 만약 나도 '버니 메이도프'라는 투자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면, 과연 나는 그것이 사기인지 구분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했을 때, 내가 내릴.. 2023. 3. 2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