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개봉3 영화 리뷰 [돈 룩 업] : 이러다 우리 다 죽어! 누군가와 얘기하는데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한 기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상대방이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고구마 백 개 정도 먹은 거 같은 기분이요. 이 영화는 그런 답답함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데 아주 재밌는 방식으로 말이죠. 지금 모두가 다 죽게 생겼는데, 말을 해줘도 사람들이 도무지 듣질 않는단 말이죠. 대화를 위한 조건은 다 만들어졌는데 사실 요즘처럼 누군가와 소통하기 쉬운 시대도 없는 것 같아요. 소통의 수단 측면에서 본다면요. 멀리 있는 누군가와 얘기하려면 예전에는 전화를 이용해야 했었고, 그전에는 편지, 그전에는 사람이 직접 가야 했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게도 단 몇 초 만에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전달할 수 있잖아요. SNS나 유튜브 같은 것들이.. 2023. 10. 21. 영화 리뷰 [나의 집은 어디인가] : 집의 시작 원제는 Flee이다. 직역하면 ‘피난’ 정도가 된다. 영화의 지금 제목만큼, 주인공 아민의 여정이 집을 찾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살던 아프가니스탄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순간부터, 그는 늘 '여기만 아니면 되는 곳'에 있었다. '집’으로 표현되는, 어떤 목적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떠남’이 더 중요했다. 오히려 원하는 것은 집이 아니어도 됐다. 집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주는 안정감이 필요했다. 집과 기억 집은 감성적이다. 그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라, 많은 기억을 담고 있는 터전이자 기억을 되살려 주는 매개체이다. 모델하우스가 멋지긴 하지만, 진짜 ‘집 같은’ 느낌을 줄 수 없고, 뭔가 허전한 것은 나의 기억이 묻어 있.. 2023. 1. 23. 영화 리뷰 [레벤느망] : 자유를 위한 갈망 성스러운 누더기 그토록 원하는 게 무엇이었을까. 어떤 원함을 위해 지금 그녀가 가진 짐이 그렇게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을까. 그 시절에 ‘집에 있는 여자로 만드는 병’은 다른 어떤 것과도 함께 할 수 없는 것이었나 보다. 그래서 그렇게 모든 힘을 다 해서 피하고 싶었나 보다. 비록 ‘성스러운 누더기’가 되더라도 말이다. 어떤 것에 열정을 가질수록 한 가지 생각에 갇히기 쉽다. 좋을 때는 한 없이 좋아 보이고, 한 번 눈 밖에 나면 더 이상 다시 눈에 들일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빠져 살다가 그 열정이 식을 때쯤 다시 객관적인 눈을 갖게 되었을 때,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가치보다 지금의 것이 다름을 느낀다. 여기서 그 차이가 컸을 때는 이후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내가 그때 왜 그랬지 .. 2023. 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