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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새로운 출발을 위해

by 리질리언스 2023. 1. 22.

책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발행 : 1997
저자 : 로버트 기요사키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사람이 반드시 피해야 할 다섯 가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투자자에게만 유용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이 20년이 넘게 베스트셀러였던 이유는, 투자 관련 훌륭한 지침서임과 동시에 그 지침들에 일, 사회,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에 대한 통찰이 있기 때문이다. 돈과 투자로 풀어낸 이 내용들을 조금 더 일반화해 보면 살아가는 다른 많은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지침들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한 동안은 왜 이 책을 이제야 읽었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이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러 번 읽고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부자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p.287~316) 챕터는 비단 부자가 되겠다는 목적을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무엇을 시도하려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다섯 가지의 장애물이 우리가 부자가 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한다. 기억해 두었다가 아래 다섯 가지들이 새로움을 향해 움직이려는 나를 붙잡고 있지 않은 지 체크해 본다면 좋을 듯하다.

두려움 / 냉소주의 / 게으름 / 나쁜 습관 / 오만함

두려움

첫 번째 두려움과, 두 번째 냉소주의의 내용은 비슷한 점이 있다. 둘 모두 ‘부정적임’에 대한 비판인데, 두려움 파트에서는 잃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크게 잃을 각오가 없으면 크게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는 투자의 시작 단계에서 작은 자본금을 어떻게 현명하게 키워 나갈까 와 관련이 있다. 투자수익은 ‘투자금 x수익률’이므로 수익률과 함께 투자금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충분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의 작은 투자금을 어떻게 불릴 수 있느냐가 투자 성공의 관건인데, 이때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두려움은 안전성에 대한 집착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작은 투자금으로 투자를 할 때, 투자금을 한 곳에 모아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는 익숙한 투자 잠언에 반한 의견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분산투자는 안전하지만 그만큼 일부 투자에서 성공하더라고 수익은 작고, 그럼 그 돈이 크는 데에도 시간이 그만큼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이는 투자금이 커지는 데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의미에서 부자가 되는 길을 막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단 투자의 시작에서는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초기 자본금이 얼른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지나친 안전주의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투자가 실패할 수도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일찍 실패하라고 말한다. 오히려 어차피 실패하게 되어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감의 원천으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가만히 보면 저자는 애초에 실패를 그렇게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건 나에게 적용하기 힘든, 너무 먼 얘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저자는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아니라 이겨야 한다는 마음. 자신을 지키고, 단순히 자산을 쌓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키우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이건 얼마나 절실한가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은 안전할 수는 있지만,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를 얻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절실하게 무언가를 원하면, 혹은 절실하게 부자가 되고 싶으면, 두려움은 이겨내야 하는 것이고, 애초에 시도하느냐 마느냐는 질문의 대상이 아니게 된다. 시도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시도하면 성공하거나 실패할 텐데, 실패했을 때 그것을 자랑스럽게 이용하라는 게, 이 책에서 말하는 아주 단순하지만 묵직한 포인트이다. 마음을 모두 얻을 거라는 확신이 없어도,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얻거나 그녀에게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가려면, 일단 두려움을 이겨내고 뭐라도 시도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냉소주의

해보지도 않고 의심하고, 안 된다고 하는 것. 결국 이 역시 안전에 대한 집착을 비판하고 있고, 이를 극복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특히 냉소주의는 핑계를 대면서 투자를 주저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큰 의미는 ‘두려움’에서 얘기한 바와 같다. 여기에 갖은 핑계로 자신의 ‘하지 않음’을 포장하려는 태도에 대한 비판이 느껴진다. 제발 안 하려고 핑계 대지 말고, 일단 ‘해보고 말해라. 해보고 분석해라’가 포인트이다.

이는 투자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역시 그냥 가만히 있길 잘했어’라는 말을 많은 상황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올 만큼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도움 될 때가 없진 않지만, 중요한 건 삶에서 선택의 순간들은 연속적이고 반복된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기로 한’ 선택이 한두 번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경험이 될 수 없고, 거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 매번 하지 않음을 선택한다면,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슬프고 무서운 일이다.

게으름

저자는 여기서 ‘인간은 아주 강력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후 ‘나쁜 습관’ 파트에서 언급하는 내용도 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게으름이란 ‘게으른 마음’을 뜻하는데, 이는 중요한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려는, 그리고 거기서 멈추려는 마음이다.
“바쁜 사람들은 종종 가장 게으른 사람들이다”(p.306)라는 말이 정곡을 찔렀다. 일을 하다 보면 몸이 바쁘고 머리가 쉴 때가 있다. 혹은 어떤 일을 위해 고민은 하고 있지만, 그 고민의 패턴이 이제껏 해오던 것들과 비슷한 형식일 때가 있다. 말하자면 ‘익숙한 일들’이다. 익숙한 일들도 손과 머리의 부지런함 없이는 진행될 수 없지만,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틀을 깰 만한 집중력과 고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다음 레벨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고생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리고 결국 진짜 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내 상황의 있는 그대로를 ‘대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집중력과 고생을 맞이하기 싫어서 피하고 있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짜 나에게 필요한 뭔가’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욕심이라는 것이고, 욕심을 갖는 건 투자에 있어서 추천받을 만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 욕심을 실현하기 위해서 마주해야 할 현실, 고민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면, 항상 답은 있다고 얘기한다. 재밌는 건 답이 있다고 생각할수록 답을 찾기가 쉽다고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인데, 여기서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굉장한 신뢰가 느껴진다. 해답은 항상 있으니 결국 ‘용기’를 가지라고 얘기한다. ‘이쯤에서 멈추려는 마음’만 없다면 가능성, 흥분, 꿈을 얼마든지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게 나한테 어떻게 좋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의지만 가지면 무엇이든 이용할 수 있다는, 굉장히 쉬운데 필요한 질문이다.

나쁜 습관

여기서 말하는 나쁜 습관은 자신의 가능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습관이다. 그리고 돈을 벌고 싶다는 조바심이나 돈을 벌지 못할까 하는 걱정이 바로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조바심과 걱정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좋은 습관은 자신이 안주하지 않도록 어떤 두려움을 갖게 만드는 습관이다. 이를 위해, ‘나’에게 집중할 것을 강조하는데, 돈이 생기면 '나의 자산'에 먼저 투자하고, 시간이 생기면 '나를 위한 시간'을 먼저 가지라고 한다. 그리고 남을 위한 것들은 최대한 뒷전으로 미루라고 말한다. 시간의 경우, 남을 위해 그것을 먼저 다 써버리면, 남은 시간이 부족했을 때는 나를 위한 시간을 안 쓰는 쪽으로 쉽게 타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나를 위한 시간을 먼저 사용하면, 남을 위한 것은 꼭 해야 하는 것이므로 어차피 하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는 굉장히 성실한 사람을 전제로 하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 애초에 남에게 피해 주는 경우에 대해서는 가정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성실한 사람이라면 해야 될 일은 무조건 하게 되어 있다는 것인데, 그런 고집과 의지가 있는 사람일 경우에는 나를 위한 시간을 먼저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럴 경우, 가장 좋은 자원, 가장 좋은 시간은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맞다는 점에 동의한다. 나에게 남을 위해 '쓰고 남은 자투리 시간’만을 할애하는 것은 나의 미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오만함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떠들어 대거나,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 떠들어대는 것에 대한 경계이다. 그리고 자기가 아는 것이 세상 이치의 전부라고 믿는 것에 대한 경계이다. 맞는 말이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은 대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착각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것저것을 편견 없이 시도해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것과 나의 현실에 용기 있게 대면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지식을 갖추고 선입견을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그 시작은 다음 문장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두려움을 다루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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